지속되는 AI 거품론과 투자. 그리고 내 돈.

카테고리: 돈의 흐름

요즘 코스피는 힘을 못 쓰고 있고, AI 인프라에 얽힌 미국 회사들의 부도 위험 보험료는 사상 최고권으로 뛰었어요.

과거 철도와 인터넷 붐 때보다 큰돈이 몰렸는데, 전기와 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시장의 걱정이 왜 커졌는지, 역사는 무엇을 알려 주는지 차례로 살펴볼게요.

투자자들의 걱정 1. AI에 돈을 너무 많이 쓴다

외국인은 올해 국내 주식을 200조원 넘게 팔았고, 우리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 회사들의 주가도 6월 고점에서 크게 내려와 있어요.

코스피가 흔들리는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지만, 우리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회사들이 미국의 AI 투자와 깊이 연결돼 있어서 미국에서 나오는 걱정이 곧 우리 증시의 이야기가 됩니다.

그럼 미국엔 어떤 걱정이 있을까요? 바로 AI에 돈을 너무 많이, 너무 빨리 쓰고 있다는 걱정이에요.

얼마나 큰돈인지부터 보면요.

AI 인프라(9월 초안) | 3.63

AI 인프라(10월 수정판) | 3.2

19세기 철도 건설 | 2.24

인터넷·광섬유(1996~2003) | 1.1

source=GDP 대비 연평균 투자액 비중. AI는 2025~2032년 추산치로 가정에 따라 달라진다(9월 브루킹스 회의 초안 · 10월 NBER 작업논문). 철도·광섬유 비중도 같은 연구자의 비교 추산치

AI 투자는 이미 미국 경제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어요. 세종대 조원경 교수는 올해 1분기 미국 성장의 대부분이 소비가 아니라 정보처리 장비·소프트웨어 투자에서 나왔다는 분석을 소개하며, 성장의 엔진이 '지갑'에서 '서버실'로 옮겨 갔다고 표현했습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도 데이터센터 건설이 멈추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거라고 경고했고요. 공식 전망이 아니라 그의 진단이지만, 그만큼 이 투자에 기댄 몫이 커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기대가 클수록 걱정도 커지기 마련이라, 'AI 거품론'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어요.

투자자들의 걱정 2. 데이터센터 건설이 원활하지 않다.

데이터센터는 땅과 반도체만 있다고 돌아가지 않습니다. 엄청난 전기를 끌어올 전력망, 지역의 건설 허가, 그리고 막대한 공사비가 함께 있어야 하죠.

브루킹스연구소의 7월 말 분석에 따르면 최소 15개 주가 데이터센터 개발을 잠시 멈추는 방안을 검토했어요. 주 전체의 건설이 실제로 멈춘 건 아니지만, 전기와 물을 너무 많이 쓴다는 주민 반대가 커지고 있거든요. 반대 움직임을 추적하는 민간단체 데이터센터워치는 올해 1분기에만 주민 반대 등으로 막히거나 늦어진 사업이 최소 75건, 약 1300억달러라고 집계했어요.

전기 문제는 미국만의 일도 아닙니다. 영국 에식스의 로턴에서는 엔스케일이 짓는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이 2027년 개장에 맞추기 어렵다는 소식이 7월에 나왔어요. 그때만 해도 연료전지 같은 대체 전원을 찾던 중이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핵심 임차인이었습니다. 그런데 10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데이터센터의 계약을 철회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전력망 연결이 2030년대에나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이유였습니다.

건물이 제때 안 지어져도 공사비의 이자는 날짜에 맞춰 나갑니다. 그렇다면 이 큰 공사비는 다 어디서 나왔을까요?

여기까지, 오늘 레터를 조금만 읽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