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를 알면 교양인일까?

카테고리: 사회와 사람

올해도 노벨상 수상자가 모두 나왔습니다. 소식은 들었는데, 외국인이라 이름도 어렵고 수상 내용은 더 어렵죠.

그래도 우리는 교양인이니까 차근차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다이너마이트를 만든 사람이 왜 평화상을 만들었을까요?

알프레드 노벨은 스웨덴 사람으로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큰돈을 벌었죠.

1888년 형 루드비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프랑스의 한 신문이 알프레드가 죽은 줄 알고 '죽음의 상인'이라는 부고를 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살아서 자기 부고를 읽은 노벨이 이름을 남길 고민을 했고 그 결과 노벨상을 만들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데요, 다만 그 신문 원본은 아직 찾지 못해, 지어낸 이야기라고 보는 역사가도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1895년 11월 27일 그가 쓴 유언장이에요.

재산 대부분을 기금으로 남겨 "인류에게 가장 큰 이익을 준 사람"에게 상을 주라고 했고, 첫 시상은 1901년에 열렸습니다.

그리고 시상식은 매년 12월 10일. 노벨이 세상을 떠난 날에 진행돼요.

한 분야의 개인 수상자는 최대 세 명이고, 원칙적으로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은 수상자로 뽑지 않습니다.

그래서 '노벨상을 받으려면 오래 살아야 한다'는 농담도 있죠.

실제로 올해 수상자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이 70세를 넘었고, 화학상의 카강 교수는 95세예요.

노벨상이 나이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한 연구의 가치가 충분히 확인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리기도 해요.

현재 노벨상은 여섯 가지

실제로 노벨이 유언장에 적은 상은 다섯 가지.

물리학상 |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나 발명 — 프랜시스 할젠

화학상 | 화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이나 개량 — 앙리 카강·소아이 켄소

생리의학상 | 생명과 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 칼 다이서로스·페터 헤게만·게오르크 나겔

문학상 |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 — 앤 카슨

평화상 | 나라 사이의 우애와 평화에 가장 크게 공헌 — 나비 필라이

경제학상 | 유언에는 없던 상. 스웨덴 중앙은행이 1968년 만들어 이듬해부터 시상 — 로버트 홀·마이클 우드퍼드

상금은 분야마다 1200만 스웨덴크로나, 우리 돈으로 약 16억원이고 각 부문 수상자가 2명 이상이 되면 나눠 받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2024년 한강 작가가 문학상을 받았죠.

이제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을 세 분류로 나눠 알아보며 교양을 키워 보겠습니다.

뇌와 분자 — 녹조에는 '눈'이 있고 분자에는 '손'이 있다.

생리의학상의 출발점은 연못의 녹조류예요.

헤게만·나겔 교수는 녹조류가 어떻게 빛을 향해 헤엄치는지 연구하다가, 빛을 받으면 문이 열리는 단백질을 찾아냈습니다.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다이서로스 교수는 2005년 이 단백질을 신경세포에 넣어, 빛을 비추면 신경 신호가 켜지게 만들었어요.

비유를 하자면 뇌 속 세포 하나하나에 전등 스위치를 단 것과 비슷해요.

덕분에 어느 세포가 어떤 행동의 원인인지 직접 켜고 끄며 확인할 수 있게 됐고, 지금은 파킨슨병과 수면장애가 어떤 뇌 회로에서 생기는지 밝히는 연구에 널리 쓰입니다.

망막 질환으로 시력을 잃은 환자의 남은 세포가 빛을 느끼게 하려는 임상 연구도 진행 중이에요. 다만 아직 일반 환자가 받는 치료법은 아직 아니고요.

우리가 기억해 두면 좋을 내용은 '녹조류의 눈이 뇌세포의 스위치가 되었다!'입니다.

화학상은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 이야기로 비유를 해볼게요.

사람마다 주로 쓰는 손이 다르죠. 어떤 사람은 왼손잡이, 어떤 사람은 오른손잡이입니다.

생명체에도 왼손과 오른손처럼 생긴 분자 두 종류가 있는데, 자연은 유독 한쪽만 편애합니다.

마치 우리가 한쪽 손으로만 밥을 먹는 것처럼 말이죠.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궁금했습니다.

처음에는 반반이었을 텐데, 어쩌다 한쪽만 대부분 살아남게 됐을까?

앙리 카강 교수는 작은 차이도 생각보다 크게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고,

소아이 켄소 교수는 그 작은 차이가 스스로 커지면서 결국 거의 한쪽만 남게 되는 과정을 밝혀냈습니다.

쉽게 말하면, 처음에는 51 대 49였는데, 시간이 지나며 99 대 1이 된 이유를 설명했어요.

그래서 올해 화학상은 "작은 차이가 어떻게 압도적인 차이로 커지는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주와 문화 — 남극 얼음으로 우주를 본 사람, 그리고 괴물 편에 선 작가

물리학상 소식 이전에 놀라운 내용 알려드려요.

지금 이순간에도 엄청난 수의 '중성미자'가 우리 몸을 통과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려 1초에 수십억 개가 몸을 통과해도 우리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고요.

다행히 전혀 유해하진 않아요.

그럼 대체 이 중성미자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중성적인 미자입니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미자씨가 아니고 전기를 띠지 않는 중성의 아주 작은 입자죠.

이 중성미자는 태양과 별에서 만들어지는데요, 신기한 건 웬만한 물건은 없는 것처럼 통과해 버려요. 벽도 지나고, 지구도 지나고, 우리 몸도 지나갑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중성미자에게 '유령 입자'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죠.

문제는 너무 유령 같다 보니 잡기가 어렵다는 건데요, 그럼 어떻게 잡았을까요?

여기까지, 오늘 레터를 조금만 읽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