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개월마다 두 배씩 성장하는 AI 시대.
세계에서 가장 앞선 AI 기업 대표들이 동시에 "천천히 가자"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미국 대통령은 "그대로 가자"고 했고, 그다음 날 시장은 반도체 주식을 팔았습니다.
위험하다는 사람도, 멈출 수 없다는 사람도 모두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요,
이 속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9월 12일. 미국 AI 업체 대표들이 천천히 개발하자고 합니다.
보통 "천천히 갑시다"는 말은 정부가 하거나, 시민단체가 하거나, 피해를 본 사람이 합니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앞선 AI를 만드는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오픈AI의 샘 올트먼, xAI의 일론 머스크,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평소 경쟁자였던 이 네 사람이 같은 날 거의 같은 말을 했습니다. "조금 천천히 갑시다."
서로 소송을 주고받은 사이도 있고,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판해 온 사이도 있는 만큼 사이가 좋은 사람들도 아닌데 말이죠.
이유는 이렇습니다.
최근 일부 AI 에이전트가 외부 시스템에 무단 접근하거나 흔적을 숨기려 한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AI가 계정을 생성해 외부 서비스 이용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아직 초지능이라고 부를 단계는 아니지만, 안전 연구자들이 우려하는 이유를 보여 주는 사건들입니다.
사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두 사건 모두 회사가 나중에 공개해서 알려졌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사고는 소리가 나고 사람이 다치고, 말해 주지 않아도 보이는 것이 많지만
이런 일은 만든 회사가 말해 주기 전까지 아무 일도 없어 보이거든요.
9월 13일. 미국 대통령은 막아섰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일랜드 순방 중에 기자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AI 경쟁에서 이기는 쪽이 모든 것에서 승리하기 때문에 나는 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
규제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닙니다. 안전장치를 둘 수는 있다고 했으니까요. 다만 한 문장을 더 붙였습니다. "일어나지 않을 일을 부각하는 부정적인 세력이 너무 많다."
좋게 풀이를 하자면 브레이크를 없애자는 말이 아니라, 지금 밟을 때는 아니라는 말이죠.
미국 내 의견도 갈리고 있어요.
공화당 하원의장은 "의회가 서둘러 AI를 규제하려 한다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질 것"이라고 했고,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전 교통부 장관은 통제를 벗어난 AI에 '킬 스위치'가 필요하다고 했고요.
이런 내용들로 보니 11월에 있을 미국 중간선거에 AI가 선거 쟁점이 될 수도 있겠네요.
9월 14일. 아시아 증시에서 반도체 관련주가 일제히 내렸습니다.
국내 반도체 회사도, 일본의 낸드플래시 회사도, 오픈AI에 투자한 일본 투자회사도 같이 빠졌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AI 회사가 속도를 늦추면 데이터센터를 덜 짓고, 데이터센터를 덜 지으면 반도체를 덜 삽니다.
실제 개발 속도를 살펴볼게요.
성능이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여기까지, 오늘 레터를 조금만 읽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