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더 이상 멘토를 찾지 않습니다.
카테고리: 사회와 사람
요즘 사람들은 멘토를 찾지 않습니다.
대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계정을 팔로우합니다.
관계는 부담스럽고 조언은 가볍게 소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누구였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을까요?
"라떼는 말이야."
이 말이 코미디 유행어를 넘어 풍자의 대상이 된 지 몇 해가 지났습니다. 섣부른 조언과 충고는 잔소리였죠.
그사이 사람들이 조언을 얻는 곳이 바뀌었습니다.
서울에 사는 마흔넷 직장인 김씨는 아침마다 자기가 팔로우한 SNS 계정에서 조언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작년부터 이런 글이 알고리즘을 타고 자주 보이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출처도 글쓴이도 몰라 그냥 넘겼는데 계속 보다 보니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아 올해부터는 아예 팔로우했다고 해요.
다섯 살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서른여덟 한씨의 저장 목록에도 이런 글이 가득합니다.
"10년 후면 모두 다 사라져서
지금 누릴 수 있는 엄마의 특권."
이런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높은 학력이나 화려한 이력을 내세우지 않아요. 심지어 이름도 밝히지 않습니다.
이직을 고민하는 분에게는 회사를 떠나야 할 신호가, 가게를 하는 분에게는 손님을 늘리는 방법이, 처음 투자를 시작한 분에게는 무엇부터 봐야 하는지가 똑같은 방식으로 매일 올라옵니다.
조언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사정이 있어요.
양쪽의 사정
"결혼은 빨리 할수록 좋은 것 같다" 같은 말을 함부로 했다가는 큰일 난다 | 40대 후반 A부장
윗세대의 '우리 때는 그랬다'는 성공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게 많다 | 스물아홉 B씨
조언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확인의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 공통
A부장은 정말로 팀원들을 생각해서 해 주고 싶은 이야기라도 입을 꾹 다물게 된다고 했어요. B씨는 집값이나 취업 환경, 계층 이동 가능성이 완전히 달라진 시대에서 과거의 이야기만 정답인 것처럼 말하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고요.
여기에 하나가 더 있습니다. 예전에는 책과 강연에서 한 이야기만 확인하면 됐는데, 지금은 그 사람의 집과 소비 생활, 인간관계, 과거 발언까지 전부 드러나거든요.
한때 멘토 열풍이 불기도 했는데,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일부 멘토의 말이 삶과 일치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죠.
왜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의 말이 더 잘 들릴까요?
여기까지, 오늘 레터를 조금만 읽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