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뒤 내 고소장은 경찰로 갑니다: 괜찮을까요

한 달 뒤인 10월 2일부터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사건 수사를 경찰이 맡습니다.

그런데 그 경찰에서 사건을 혼자 종결해 버린 일이 최근 잇따라 드러났어요.

무엇이 걱정되는지, 정부는 무엇을 하겠다는지, 그중 한 달 안에 되는 것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볼게요.

지난 석 달 사이, 경찰이 스스로 종결한 사건이 드러났어요.

하나는 지난 5월 광주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입니다.

경찰관 가족이 연루된 사건이었는데, 같은 지역 경찰이 그 사건을 수사했어요.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없애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수사팀장과 상급 간부들이 증거인멸 방조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같은 지역 경찰 조직 안에서 서로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문제인데요, 이것을 '향찰 유착' 의혹이라고 부릅니다. 지역을 뜻하는 향(鄕)에 경찰의 찰(察)을 붙인 말이에요.

또 하나는 제주에서 나왔습니다.

지난 5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장미란 씨(37) 사건이에요.

담당 경장은 장씨와 연락하지도 않은 채, 가족에게는 "연락이 닿았고 실종자 본인이 위치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사건을 마음대로 종결했어요.

경찰 내부망의 실종자 관리 목록에는 종결 사유를 '교통사고 사망'이라고 적었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장씨 자료를 삭제한 혐의도 받습니다.

이 경장이 같은 방식으로 종결한 사건이 하나 더 있었어요. 7월 2일 실종 신고된 60대 남성인데, 지난 22일 실종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법원은 25일 이 경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제주서부경찰서 전·현직 서장과 형사과장, 실종팀장 등 지휘라인 4명은 전원 대기발령됐고요.

여기서 확인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실종 사건은 종결할 때 상급자 결재를 따로 받지 않아요.

담당 경찰관 한 명의 판단으로 사건이 끝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이달 11일까지 실종팀에서 맡은 실종 신고는 모두 298건이었어요.

제도상으로는 담당 경찰관이 사실상 종결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겁니다.

숫자로도 확인됩니다. 지난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성인은 7만 814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7만 591명이 종결 처리됐어요. 경찰의 본격적인 수색 없이 끝난 건수입니다.

2023년 7만 4,847명 접수 · 7만 4,827명 종결

2024년 7만 1,854명 접수 · 7만 1,703명 종결

2025년 7만 814명 접수 · 7만 591명 종결

종결 비율이 매년 99퍼센트를 넘습니다.

대부분은 일시 가출이거나 연락이 잠시 끊겼던 경우예요. 경찰도 "방범 카메라 보급이 확대되는 등 관련 기술 발전" 덕분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니 99퍼센트라는 숫자 자체가 잘못됐다는 뜻은 아니에요.

문제는 그 안의 한 건이 어떻게 종결됐는지 아무도 다시 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전국 시도경찰청은 최근 3년간 종결된 실종 사건을 전부 다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실적으로 잡히는 숫자

실적도 경찰이 직접 만듭니다.

지난 3월 24일, 경북 구미의 한 대형마트 점주가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몇 달째 재고가 맞지 않아 방범 카메라를 확인해 봤더니, 마트 팀장이 물건을 상자에 담아 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거든요. 경찰이 조사해 보니 이 팀장은 1월 19일부터 3월 24일까지 750만 원어치를 51차례 가져갔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한 절도 사건이에요.

그런데 서류에서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경찰이 범죄를 알고 수사를 시작할 때 쓰는 서류를 범죄인지서라고 하는데요, 한 장에 사건번호가 하나씩 붙습니다. 그 한 건이 그대로 범죄 통계가 되고요. 발생 한 건, 검거 한 건으로요.

이런 절도는 보통 한 건으로 묶어 범죄인지서를 한 장만 씁니다. 개별 행위는 목록으로 붙이고요.

그런데 구미경찰서는 51장을 썼습니다.

물건을 가져간 날마다 사건번호를 따로 매겼어요. 사건이 51건으로 늘었으니, 그 51건을 모두 해결한 실적으로도 함께 잡힙니다.

검찰은 이것을 두고 검거 실적을 높이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4일 이 사건을 넘겨받은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일주일 만에 접수를 취소했습니다.

절도 1건을 51건으로 불린 것을 그대로 받으면 그 방식을 묵인하게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이유였어요.

결국 구미경찰서는 범죄인지서를 2건으로 다시 정리해 지난 24일 검찰에 다시 보냈습니다.

구미서 관계자는 "여태까지 관례상 해온 방식"이라고 했고요.

그럼 검거율은 어땠을까요. 검거율은 발생한 사건 가운데 몇 건을 해결했는지 보는 지표입니다.

2023년 전국 65.5퍼센트 · 구미 68.7퍼센트

2024년 전국 70.0퍼센트 · 구미 79.4퍼센트

2025년 전국 71.6퍼센트 · 구미 76.6퍼센트

2026년 상반기 전국 74.2퍼센트 · 구미 83.8퍼센트

구미경찰서의 절도 검거율은 최근 수년간 전국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숫자를 올리는 방법은 하나가 더 있어요.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최근 지구대와 파출소에 "절도 사건 발생 시 혐의를 절도 대신 점유이탈물횡령으로 입력하라"고 지시해 논란이 됐습니다.

절도는 피의자를 잡지 못하면 검거율이 낮아집니다. 그런데 점유이탈물횡령으로 분류를 바꾸면 검거율과 상관이 없어져요.

사건을 해결하는 대신 사건의 이름을 옮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제 이 문제들을 정부가 어떻게 바라보고 개선하려고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레터를 조금만 읽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