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물었다, AI 탓인가: 답은 94%였습니다

먼저 가볍게 살펴보아요.

에스컬레이터의 오른쪽만 닳고 있었어요.

행정안전부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오는 29일 정책 소통 토론회를 엽니다. 30년 굳어진 한 줄 서기를 다시 보는 자리인데요,

1998년에 정부와 시민단체가 한 줄 서기를 홍보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퍼졌는데, 안전 문제로 2007년부터 두 줄 캠페인을 폈다가 호응이 적어 2015년에 중단했거든요.

11년 만에 다시 꺼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에스컬레이터 중대 사고가 135건인데 이용자 과실이 원인인 사고가 90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중 77.8%가 넘어짐이었어요. 피해자는 대부분 65세 이상이었습니다.

기계도 한쪽으로만 닳고 있어요. 공단 연구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우측 부품 마모율이 좌측보다 95%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김의수 한국교통대 교수는 "에스컬레이터는 하중이 좌우에 균등하게 분산되는 것을 전제로 설계된 정밀기계"라고 말했어요.

그렇다고 좌측에 서면 에스컬레이터에서 걸어 올라가는 사람에게 눈치가 보이죠. 그래서 소통 토론회가 열려요.

다들 오른쪽으로만 서면 그 줄만 닳는데, 닳는 건 눈에 보이지 않죠. 그래서 누가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진 계속 심각해집니다.

돈이 쏠린 것을 다시 보는 나라도 있어요.

대만은 AI로 더 걷힐 세금을 전 국민에게 나눠 주겠다고 했어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전 국민에게 우리 돈으로 약 44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어요. 이름이 'AI 보너스'이고 내년 예산에 2357억대만달러를 편성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금액은 올해 예상되는 초과세수예요.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터, 클라우드 업종이 잘나가는 만큼 이 업종들이 벌어들인 몫을 나누겠다는 취지입니다.

라이 총통은 올해 대만의 성장률이 39년 만에 최고치인 11.0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 대만인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어요.

대만이 전 국민에게 현금이나 소비쿠폰을 준 건 이번이 여섯 번째가 됩니다. 앞의 네 번은 가라앉은 경기를 살리려던 돈이었고, 지난해부터 성격이 달라졌어요. 잘돼서 나누는 돈이거든요.

물론 반대파도 있어요. 원외 진보 정당인 시대역량의 왕완위 주석은 "이번에 지급되는 2300억대만달러만으로도 사회주택 8만4000채를 지을 수 있다"며 반대했습니다. 예산안은 아직 입법원 심의를 남겨 뒀고요.

이 소식에서 눈에 들어온 건 44만원이 아니라 토론 자체였어요. AI가 벌어준 돈이 어디로 갈지는 저절로 정해지지 않고 누군가 정하는 건데, 대만은 그걸 나라 전체가 정하고 있으니까요.

왜 문 닫은 항공사의 직원 이메일 1억 건을 샀을까요?

구글은 파산한 미국 저가 항공사 스피릿항공의 내부 업무 데이터를 경매로 1000만달러, 약 142억원에 낙찰받았습니다. 최종 거래는 미국 파산법원 승인이 남아 있는데요,

낙찰 목록을 보면 직원 이메일 약 1억 건, 업무 메시지 5억 건, 스프레드시트와 일정표, 마케팅·운영 데이터였어요. 개인 식별 정보와 고객 정보는 빼기로 했고요.

구글은 이 자료를 제품 개발과 AI 모델 훈련에 쓸 계획입니다. 인터넷 자료는 이미 대부분 학습에 쓰였기 때문에 이제는 사람이 일하며 남긴 기록으로 눈을 돌린 거예요. 주고받은 메일에는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기까지, 사람만의 업무 흐름이 나오거든요.

이제 AI가 더 사람처럼 일을 하게 되고 일자리의 변화는 가속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AI로 인한 일자리의 변화에 대해 한국은행이 답했습니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이 어제 낸 'BOK 이슈노트 — 청년 고용 위축, AI 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를 보면,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년 동안 15~29세 청년층 일자리가 28만5000개 줄었어요.

여기까지, 오늘 레터를 조금만 읽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