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이 사라진 경주에선: 1등도 쉬지 못한다
카테고리: 사회와 사람
먼저 가볍게 살펴보아요.
날씨가 만드는 물가
올여름 남부 지방에 내린 장맛비는 평균 141.8mm로, 평년(341.1mm)의 41.6%에 그쳤어요.
비가 적은 자리에 폭염이 겹치면서 밭이 말랐고, 채소 가격이 한 달 사이에 크게 올랐습니다.
시금치 100g | 805원 → 1796원
오이 10개 | 7623원 → 1만3824원
열무 1kg | 2380원 → 3947원
바다도 사정이 비슷한데요,
수온이 오르면서 폐사한 양식 어류가 이달 7일 오전 기준으로 약 57만 마리에 이르렀고,
고등어와 갈치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47.4%, 41.5% 올랐어요.
프랑스에서도 올여름 폭염으로 옥수수 생산량이 최대 30% 줄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고,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엘니뇨가 강해지면 세계적인 밀 수출국인 호주의 밀 생산량이 평년보다 20~60%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아니 주느바르 프랑스 농업부 장관은 "농업이 사실상 '위기 모드'에 들어갔다"고 평가했습니다.
물가를 움직이는 건 대표적으로 금리와 유가인데, 요즘은 날씨가 대장이네요.
금리는 정책으로 올리고 내릴 수 있지만 날씨는 그렇지 않죠.
전세계가 이상 기후가 오지 않도록 함께 관리를 같이 해야 할 것 같아요.
구글의 대응
어제 예누 레터에서 27년 차 최고과학자 제프 딘이 구글을 떠났다는 소식을 함께 봤는데요,
하루 만에 구글의 대응이 나왔습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AI 개발과 제품화를 총괄하기 위해 경영 일선으로 돌아옵니다.
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는데요,
제미나이의 수익화에 박차를 가하고 앞서간 경쟁사들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AI 리더십을 근본적으로 재편했다는 내용이에요.
구글의 AI 연구를 이끌어온 데미스 허사비스는 자신이 창업했던 딥마인드의 실제 경영권을 코라이 카북추올루 수석부사장에게 넘기고 의장직을 맡습니다.
동시에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의 최고과학자로 선임돼 AI 장기 연구 전략을 이끌게 됐고요.
연구를 중시하던 쪽에서 상품화와 사업화를 강조하는 쪽으로 AI 사업의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1998년에 회사를 세운 사람이 다시 제품 앞으로 나왔고, 2024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과학자는 연구 쪽으로 물러났어요.
한 사람이 떠나자 회사가 하루 만에 이렇게 움직이네요.
예누 라이브 64회차에서 다루었던 AI 시대 사람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17세에 AI 논문 1저자
지난달 중국의 문샷AI가 공개한 AI 모델 '키미 K3'는 발표하자마자 클로드와 챗GPT5.6에 근접한 성능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요,
키미 K3 핵심 기술은 지난 3월에 나온 '어텐션 레지듀얼'이라는 논문 한 편에서 출발했어요.
그 논문의 공동 제1저자 맨 앞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당시 만 17세 고등학생이자 중국 선전에 사는 천광위입니다.
저자 명단에서 회사 공동 창업자들보다 앞자리에 이름이 놓인 천광위는 AI를 공부한 지 1년 남짓 됐고 지금은 문샷AI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어요.
문샷AI는 그가 온라인 코드 저장소 깃허브에 올린 코드와 SNS에 쓴 기술 노트, 오픈소스 프로젝트 기여 기록을 살펴본 뒤 영입했어요.
이 회사가 본 것은 그가 어디에서 무엇을 배웠는지가 아니라, 이미 만들어 둔 것이었습니다.
입사한 뒤에는 신입 교육 대신, 자사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막힌 문제부터 풀도록 바로 일을 맡겼고요.
지금 시대는 경력만으로는 실력을 가늠할 수 없게 되고 있어요.
쌓아온 시간도 중요하지만 지금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쪽으로 기울고 있네요.
어린이와 청소년을 홀린 기업의 대가
미국 뉴멕시코주 법원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에 9억42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3200억원을 물어내라고 판결했습니다.
아이들이 앱에서 더 오래 머물도록 설계해 놓고 보호에는 실패한 책임을 물은 건데요,
주 정부가 기술 기업을 상대로 이긴 첫 사례예요.
이 가운데 5억6700만달러는 벌금이 아니라 기금입니다.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끼친 피해를 되돌리는 데 쓰라고 못 박은 돈이에요.
법원은 뉴멕시코주 안에서 13세 미만 어린이의 계정과 개인정보를 지우게 했고,
18세 미만 이용자에게는 등교일 낮시간과 밤 늦은 시간에 앱 알림을 보내지 못하게 했고,
더 나아가 청소년 계정은 처음부터 비공개로 설정하고 '좋아요' 수는 기본적으로 감추도록 했습니다.
벌금을 넘어 앱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까지 직접 지시한 거예요.
예누 라이브 65회차에서 도착은 운이 아니라 설계라고 말씀 드렸는데, 이번 판결이 바로 그 자리예요.
조심하라고 안내하는 대신 기본 설정을 바꾸라고 한 것이니까요.
대한민국 수출은 1년 전보다 62.8% 늘었는데, 우울증은 증가 추세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988억9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2.8% 늘었어요.
올해 상반기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3.8%에 달했고요.
수치로만 보면 '반도체 특수'로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레터를 조금만 읽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