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하루 만에 인텔을 넘었다: 상장 첫날이었다
40년 전, 세계 메모리의 여덟 할은 일본 것이었어요
1980년대 일본전기(NEC)와 도시바, 후지쓰는 압도적인 기술력과 낮은 가격을 무기로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80%를 차지했어요. 수십 년은 갈 것 같던 전성기였죠.
그 흐름을 끊은 건 경쟁사가 아니라 미국 정부였습니다. 미국이 꺼낸 카드는 두 장이었어요.
첫 번째가 1985년 플라자합의예요.
플라자합의는미국·일본·서독·영국·프랑스 다섯 나라의 재무장관이 뉴욕의 플라자호텔에 모여, 너무 비싸진 달러 가치를 내리기로 손을 맞춘 약속이에요. 나라끼리 환율을 정한다는 게 가능한가 싶으실 텐데, 당시에는 각국이 외환시장에 함께 개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왜 이런 자리가 만들어졌냐면, 당시 미국은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었거든요. 달러가 너무 비싸니 미국 물건은 안 팔리고 일본 물건만 팔린다는 게 미국의 진단이었어요. 달러가 내려가면 반대편에 있는 엔화는 올라갑니다. 엔화가 오르면 같은 일본 제품도 해외에서 더 비싸지죠. 칼 한 번 안 대고 일본의 수출 경쟁력을 깎아내렸어요.
두 번째는 이듬해인 1986년의 미·일 반도체 협정인데요,
일본이 정부 보조금과 저리 융자를 등에 업고 낮은 가격으로 밀고 들어오자, 미국 반도체 업계가 이건 불공정 무역이라며 소송을 냈고 미국 정부도 반덤핑 조사에 나섰어요. 그 결과로 맺어진 협정의 내용은 두 가지였습니다. 일본산 D램의 저가 공세를 막는 최저가격 규제, 그리고 당시 10% 남짓이던 일본 내 미국산 반도체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라는 요구였어요. 가격도 마음대로 못 매기고, 내 안방 시장의 5분의 1을 상대에게 내주라는 이야기였던 거죠.
1980년대 일본 점유율 | 세계 메모리의 80%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 | 일본 내 미국산 비중 20%로
NEC 세계 순위 | 1985년 1위 → 2006년 10위
결과는 아시는 대로예요. 1985년 세계 1위였던 NEC는 2006년 10위까지 밀렸고 2011년에는 10위권 밖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게 삼성전자였고요.
일본은 왜 그 합의를 받아들였을까요
자기 목을 죄는 약속인데, 일본은 왜 도장을 찍었을까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첫째, 거절할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당시 미국 의회에서는 일본 제품에 관세를 물리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어요. 합의를 거부하면 고율 관세와 수입 규제 같은 통상 보복이 기다리고 있었죠. 안보를 미국에 크게 기대고 있던 처지이기도 했고요. 엔화를 올릴 것이냐, 미국과 무역전쟁을 할 것이냐에 가까운 선택이었던 셈이에요.
둘째, 달러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데는 일본도 동의했습니다. 1980년대 전반 내내 달러는 주요 통화를 상대로 크게 올라 있었고, 이 정도 강세는 오래 못 간다는 판단은 일본에도 있었어요. 어느 정도의 엔화 절상은 어차피 피할 수 없다고 본 거죠.
여기까지, 오늘 레터를 조금만 읽으셨어요.